경제학적 2원리 의사결정나무

의사결정나무의 정의

경제학적 원리중 2번째는 의사결정나무입니다.

의사결정나무 예시, 출처: 미시경제학3판

의사결정나무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사건들과 그에 따른 이익과 손해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도구입니다. 이를 통해 어떤 선택이 유리하고, 어떤 선택이 불리한지를 명확히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의사결정나무를 사용할 때는 가장 마지막 사건부터 시작하여, 각 상황에서 이익이 되는 선택을 고려하고 손해가 되는 선택지를 제거해 나갑니다. 이렇게 시작점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선택지를 분석함으로써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나무는 단순히 합리적인 결정을 돕는 도구일 뿐 아니라,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하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규제의 역설

‘규제의 역설’이라는 책에서는 좋은 의도로 시행된 정책들이 의도치 않게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사례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임대료 규제 정책입니다. 임대료를 시장 가격 이하로 강제할 경우, 다음과 같은 의사결정나무가 형성됩니다.

집주인:

  1. 집을 잘 관리하여 가치를 높이지만, 적절한 임대료를 받지 못함
  2. 집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며, 적절한 임대료를 받지 못함

세입자:

  1. 현재 집에 머무르며 낮은 임대료를 계속 지불함
  2. 이사를 가지만, 새로운 집에서는 훨씬 높은 임대료를 지불함

(임대차 3법과 같이 신규 세입자에게 임대료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면, 의사결정나무에 따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임대료 상한제는 집주인에게 집 관리를 위한 유인을 감소시키므로 주택 노후화가 가속화됩니다. 또한, 세입자는 직장과의 거리보다는 낮은 임대료에 맞춘 거주지를 선택하게 되어, 교통비나 통근 시간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주택 구매 수요가 감소하면서 매수자가 줄고,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새로운 주택을 공급하지 않게 되어 장기적으로 집값은 오히려 상승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의도가 올바른 결과를 만든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주인과 대리자 문제

주인과 대리자 문제의 본질은 정보 비대칭에서 기인합니다. 정보 비대칭이란 주인(소유주)이 대리자(경영자)의 모든 행동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없을 때 발생하는 문제로, 대리자는 언제든지 주인을 농락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리자가 주인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고액 연봉 CEO 제도입니다. 대리자인 CEO가 높은 연봉을 받을 경우, 비리나 부정을 저지르다가 해고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큰 손실을 감수하게 됩니다. 단지 고액 연봉을 잃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곳에 재취업하기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높은 기회비용을 설정함으로써 CEO는 주인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유인(인센티브)을 갖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이는 노동자들을 갈취해서 얻은 혜택이 아니라, 주인이 대리자의 기회비용을 증가시켜 주인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방식인 것입니다.

이러한 주인과 대리자 문제는 정보 비대칭과 대리자의 기회비용을 통한 유인책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의사결정나무를 그려보면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같은 원리로 정부는 언제나 무능에 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더라도, 즉각적으로 직위에서 내려오는 일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또한 양당제에서는 자신의 경쟁자보다 약간 더 나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어, 진정으로 국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됩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자금이 아닌 국가의 예산으로 정책을 시행하기에 중장기적 안목을 갖기보다, 단기적인 성과를 내세우는 동기를 강하게 갖게 됩니다. 이는 재선을 위한 전략으로, 국민의 장기적 이익보다 선거에 유리한 정책에 주력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특성은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리고, 단기적으로 표를 얻기 위한 인기 위주의 정책을 남발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 상황을 의사결정나무로 그려보면 더욱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책 결정을 앞둔 정치인은 단기적인 성과를 높여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선택지를 택하게 되고, 장기적 정책은 희생됩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 때문에 정부는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으며, 정치인의 의사결정 또한 정보 비대칭과 대리자 문제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경제학적 사고는 한계적 사고

경제학에서의 한계적 사고는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 때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할 비용과 수익을 평가하는 사고방식입니다. 한계적 사고는 단순히 전체 비용과 수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서의 추가적인 변화에 대한 영향을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추가적인 한 시간의 공부가 얼마나 더 큰 학습효과를 낼지, 또는 추가적인 재화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비용과 수익이 얼마인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이런 사고는 자원과 시간의 효율적 사용을 가능하게 하며, 비용과 수익을 합리적으로 비교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이와 관련된 개념이 매몰비용기회비용입니다. 매몰비용은 이미 지불한 비용으로, 되돌릴 수 없는 부분을 말합니다. 한계적 사고에서는 매몰비용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의 비용과 수익에 초점을 맞춥니다. 예를 들어, 한 영화를 보기 위해 이미 티켓을 샀더라도, 시간이 아까워 끝까지 보려는 대신 영화가 불만족스러울 경우 추가적인 시간의 가치를 평가해 그만 보고 나오는 선택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매몰비용을 무시하고 현재의 한계적 수익과 비용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인 결정을 돕습니다.

또한, 기회비용은 특정 선택을 함으로써 포기하는 다른 대안의 가치를 의미합니다. 한계적 사고는 이러한 기회비용을 고려하여,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판단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때, 그 자금을 다른 사업에 쓰지 못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기회비용을 평가하는 것은 모든 선택의 주체들이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생각할 때 비용과 수익의 주체에 대한 개념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군대에서 중장비를 사용하면 눈을 빠르게 치울 수 있지만, 많은 지휘관들은 여전히 병사들을 직접 동원해 눈을 치우는 선택을 합니다.

그 이유는 중장비를 빌리거나 운용하는 데는 비용이 발생하지만, 병사들을 동원하는 데에는 명령 체계에 따른 인적 자원의 사용일 뿐 지휘관에게 직접적인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은 비용과 수익의 주체가 달라서 생기는 비효율성을 잘 보여줍니다. 중장비를 사용하는 경우 빠르고 효율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지휘관 입장에서는 병사들이 동원됨으로써 눈을 치우는 데 드는 기회비용이 직접적인 예산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인력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하게 됩니다.

결국, 이처럼 비용와 수익의 주체가 달라질 때에는 비효율적인 방식이 선택될 수 있으며, 이는 자원의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글로벌화 된 세상

글로벌화된 세상의 가장 큰 특징은 장벽이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일러스트레이터에게 그림 외주를 맡기려 한다면, 더 이상 한국인만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필리핀, 미국 등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외주를 맡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러스트레이터 입장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경쟁자가 되는 셈입니다. 예전처럼 특정 지역 안에서만 경쟁하던 시대와 달리 이제는 이동 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글로벌한 경쟁이 일상화된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만약 한 나라가 기업에 세금 폭탄을 부과한다면, 그 기업은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이 아니라 세금 부담이 덜한 다른 나라로 공장을 옮기고 그 나라에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기업이 사악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유리한 대우를 해주는 곳을 찾아 이동하는 경제적 합리성에 따른 결정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의사결정나무를 그려보면, 높은 세금 부담이 있는 나라에서 떠나 더 낮은 세율을 제공하는 나라로 이동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기에 모든 정부는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세일즈에 나서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라는 일자리 감소와 빈곤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뿐입니다.

저출산 해법

의사결정나무를 통해 오늘날의 저출산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여성의 입장에서 출산에 따르는 이익과 손해를 비교해 보면, 손해가 더 크기 때문에 출산율이 감소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출산으로 인한 손해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 됩니다.

구체적으로, 아이를 낳음으로써 직장을 잃거나, 양육비가 급증하는 것이 주요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외국인 보모를 도입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보육 문제를 해결하고, 둘째, 아이 수에 맞게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외국인 보모의 도입은 저렴한 임금으로 보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여성들은 일자리를 잃을 걱정 없이 출산을 고려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금으로 보조받음으로써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줄어듭니다.

그러나, 이런 명쾌한 해결책이 있어도, 정치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한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무리 짜장면집 주인이 맛있는 짜장면을 제공하고 싶어도, 손님이 맛없는 짜장면만 요구한다면 바꿀 수 없는 것처럼, 국민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요구해야 비로소 정책이 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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